(LE SPECTREDE DE L’ÊTRE & DE LETTRE)
19-2 Insadong-gil, Jongno-gu, Séoul (Wadam Building, 3-4F), Seoul, KR
Artistes
GHEEM Sookyung, KIM Jina, KIM Haeun, Demilé, MO Junseok, PARK Sohyun, SON Jiyoung, WOO Cheyon, LEE Hyewon
Soutenu par :
Galerie Moowoosoo
9-2 Insadong-gil, Jongno-gu, Séoul (Wadam Building, 3-4F), Seoul, KR
Ouvert : 10h - 18h
imwsgallery2021@gmail.com
Galerie Moowoosoo
9-2 Insadong-gil, Jongno-gu, Séoul (Wadam Building, 3-4F), Seoul, KR
Ouvert : 10h - 18h
imwsgallery2021@gmail.com
+82 (0)2 732 3690
"존재와 연결의 스펙트럼 : 다층적 연속체로서의 의미"
존재와 관계를 "스펙트럼"으로 본다는 것은 우리의 존재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상호작용과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적 과정이라는 시각을 전제로 한다. 여기서 "스펙트럼"은 다양한 형태, 감정, 사고가 한데 어우러진 연결의 연속체를 나타내며,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적 관점에서 설명되듯,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열려 있으며,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발견한다”(Merleau-Ponty, 1945)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속체는 단순히 나와 타인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연과 사회, 시간과 공간의 연결 속에서 다채로운 양상으로 확장된다.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는 빛이 프리즘을 통해 분산되어 다양한 색을 나타내는 현상에서 유래한다. 이 비유는 존재의 다차원성과 관계의 확장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데리다의 해체주의적 관점에 따르면,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해체되고 새롭게 정의되는 과정이며, 이는 스펙트럼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다채로운 변주를 반영한다(Derrida, 1978). 따라서 스펙트럼은 단지 형태의 다양성을 넘어선, 의미와 경험의 층위들이 교차하는 유기적인 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존재와 관계는 상호의존적인 구조로서, 서로를 통해 비로소 다층적인 의미를 형성하게 된다.
존재의 스펙트럼이 드러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는 기억과 관계의 겹침이다. 기억은 단순히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나와 타인 속에서 새롭게 재구성되며 확장된다. 메를로-퐁티는 기억이란 “단순히 내면화된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가 서로 얽히며 시공간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Merleau-Ponty, 1962)고 주장한다. 기억 속의 경험은 타인의 경험과 교차하며 개인을 넘어서 집합적 의미로 확장이 된다. 이러한 기억의 스펙트럼은 개인적인 것이자 동시에 사회적이며, 기억이 관계 속에서 겹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다차원적 성격이 드러난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란 고정된 실체로 존재하지 않고, 감각과 사고의 미세한 결들이 서로 얽히며 무형의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실로 엮인 상호작용은 또 다른 스펙트럼의 층위를 형성한다. 이는 라투르의 액터 네트워크 이론(ANT)에서 설명되듯이, 각 개체가 서로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드러난다(Latour, 2005). 보이지 않는 관계의 실들은 우리의 감정과 사고를 엮어내며, 관계가 가진 복잡한 무형성을 조형적인 언어로 시각화한다. 이러한 관계의 스펙트럼은 개별적 존재의 자율성을 넘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며 관계의 깊이를 형성해 가는 다층적 구조로 작동한다. 또한 이러한 구조 안에서 자연과 인간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하나의 연속체로 순환적 흐름으로 얽혀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인간의 삶이, 자연의 일부로서 더 큰 존재의 스펙트럼 속에 내재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상호작용으로 존재와 관계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계속해서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통해 의미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감성과 지성,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드러난다. 이 교차점에서 새로운 경험적 층위를 형성하며, 서로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얽히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다양한 양상을 탐구하게 된다. 이러한 점진적 여정 속에서 감성과 지성의 스펙트럼은 단순한 대립이나 결합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며 새로운 통합의 형태를 만들어낸다.
한불 140주년을 1년 앞둔 2025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 인사동에서 펼쳐지는 이 전시에서, 재불청년작가 9인은 하나의 형태로 정의되기보다는 자유롭게 흐르고 변화하는 존재의 다층적인 성격을 탐구하려는 시도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그들의 작품은 기억과 감각, 타인과의 상호작용, 자연과의 교류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있는 존재의 비독립성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비형태가 자유롭게 변주되는
공간에서 존재의 경계가 고정된 틀을 넘어서 유동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는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들 스스로가 존재란 내면과 외부 세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변주되는 스펙트럼의 일부임을 상기하며,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얽히며 의미를 더해가는 연결의 깊이와 가능성을 경험하는 여정을 가지길 기대해본다.
02/2025 글 이혜원
“르 스펙트르 드 레트르”는 프랑스어로, ‘스펙트르’는 영역(Spectre:스펙트럼), ‘레트르’는 존재(L'Être)라는 철학적 개념과 문자(Lettre)라는 이중적 은유를 담고 있다. 각각,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고유함이나 본질이 머무르는 영역(존재의 스펙트럼)과, 서사로서 의 기록과 이야기의 영역(문자의 스펙트럼)을 나타낸다.
내가 관찰하는 실체는 곧 ‘대상’이 된다. 내가 정한 대상은 그 존재로써 이미 고유하나, 나라는 주체가 정의한 또 다른 고유성을 부여받는다. 이처럼 각각의 주체들이 선택한 대상은 그 존재 자체에 힘이 실리게 된다. 예를 들어, 역사학자들은 그들이 선택한 ‘대상’을 중점적으로 역사를 구성해 나가며, 관찰과 연구를 통해 ‘그들’과 ‘대상’이 가진 관계성을 발견하고 그 관계성 안에서 이야기의 구조를 형성한다.
이번 전시는 생물학적, 혹은 물리적인 ‘존재’ 자체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되물음에 출발하여, 하나의 빛이 분광기를 거쳐 다양한 성분으로 변화하는 스펙트럼 현상처럼 그 존재(대상)를 바라보는 다양한 주체들이 부여하는 다면적 고유성과, 연속성, 그로 인해 생성되는 다층적 서사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Association des Jeunes Artistes Coréens
Numéro de dépôt : W75112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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